본 연구는 영화감독 허영(許泳)의 전쟁기 선전영화 (1943추정)와 이에 연관된 두 편의 영화 (1945) 및 (1987)을 분석함으로써 아카이브 영화를 통해 과거를 역사화하는 방법을 탐구한다. 일본군 점령하 자바 포로수용소의 모습을 조작한 것으로 악명 높은 는 수용소에서 서구적인 근대적 생활을 하며 풍요에 대한 만족과 확신에 찬 백인 포로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에 대한 주석과 같은 두 편의 영화는 네덜란드령 동인도와 호주 국립 영상아카이브의 입장에서, 이른바 ‘파운드푸티지’ 다큐멘터리 양식을 취하면서 원본영화의 몽타주를 탈취하고 재배열해서 원본이 보여주는 조작된 수용소의 삶에 대해 폭로하고 반박한다. 본 연구는 이와 같은 몽타주들의 이면에 자리 잡은 세 영화의 공모관계를 발굴하는데, 그것은 제국일본의 선전영화를 위해 백인포로를 촬영하는 조선인 감독이라는 중층적 인종정치에 관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