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공동체를 찾는 이주민들과 선주민들은 어떤 동기로 그곳을 방문하고 소속감을 느끼게 될까? 또 그 이주민공동체에 속하여 부여된 활동을 하며 관계를 지속해 가는 이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어떻게 규정할까? 이러한 질문은 다문화·다인종 국가로의 진입을 목전에 둔 한국 사회에서 이주민들이 어떻게 정착하고 어떻게 선주민들과 공존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이 연구는 수원을 기반으로 오랜 기간 활동해 온 이주민공동체 ‘수원이주민센터’에 대한 참여 관찰과 센터 회원들을 연구 참여자로 한 심층면담을 바탕으로, 그러한 질문에 답하기 위한 한 가지 사례를 다룬다. 센터는 오랜 역사와 회원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어져 온 공동체이지만 외적 조건의 변화 속에서 지속의 위기를 맞기도 했다. 연구는 이러한 조건 속에서 이주민 및 선주민 회원들이 센터의 정체성을 어떻게 규정하며, 그 속에서 나타나는 입장 차이들이 어떠한 지향의 차이를 반영하는지를 살펴본다. 또한 그러한 다른 정체성 규정이 하나의 공동체로서 센터 내에서 어떻게 협상되고, 어떠한 지향이 채택되는지, 그리고 그러한 방향성이 궁극적으로 한국 정부의 다문화 정책 방향 속에서 어떠한 위치를 점하는지를 고찰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