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신문절차상 반대신문권의 실질적·효과적 보장과 책문권 포기 법리 - 대법원 2022. 3. 17. 선고 2016도17054 판결 -

Abstract

본 판례평석은 형사공판절차에서 발생하는 반대신문권의 실질적·효과적 보장을 피고인의 방어권 관점에서 살펴본다. 특히, 하자 치유의 근거로 활용되는 책문권 포기 또는 상실이론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책문권 포기 또는 상실이론의 신중한 적용을 모색한다. <br>형사소송법상 책문권에 대한 명문 규정이 부재하는 상황에서 실체적 진실규명과 적법절차의 준수라는 형사절차의 목적을 고려할 때, 민사소송법의 책문권 이론을 형사절차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특히, 공소사실이 극렬히 다투어지는 상황에서 피고인의 법률 지식 부족, 불안정한 심리 상태, 국선변호인의 실질적 조력의 미흡 등 현실적인 문제들을 고려할 때,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책문권 포기 및 하자 치유를 인정하는 것은 피고인의 방어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 <br>대법원은 종래 피고인이 절차상 하자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경우, 책문권을 포기한 것으로 보아 하자의 치유를 인정해 왔다. 그러나 단순히 ‘별 의견 없다’는 취지의 진술만으로는 책문권 포기 및 하자 치유를 인정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증인신문절차에서 피고인의 참여권이나 반대신문권이 실질적·효과적으로 보장되지 않은 경우에 증인의 진술이 판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단순히 책문권 포기로 정당화해서는 안 된다. <br>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본 평석은 대상판결의 의의를 분석한다. 대상판결은 증인신문절차에서 주신문 후 증인의 불출석 등으로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이 실질적·효과적으로 보장되지 않은 경우, 해당 증언을 위법한 증거로 보아 증거능력을 부정하였다. 또한, 참고인 진술조서의 증거능력 판단에도 동일한 법리를 적용하여 피고인의 실질적·효과적 반대신문권을 강조하였다. 한편, 책문권 포기의 요건을 명시적 의사표시로 제한하는 대상판결의 입장을 지지하면서도, '별 의견 없다'는 진술을 명시적 포기 의사로 해석하는 것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한다. <br>결국 형사절차의 효율성과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 사이의 균형점을 찾기 위해,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 불이익을 초래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절차상 하자에 대하여는 법원이 피고인의 권리, 책문권 포기의 의미 등을 충분히 설명하고, 피고인이 이를 이해하고 명시적·적극적으로 책문권을 포기했는지 확인하는 방향으로 재판실무가 운영되고 관련 법리가 형성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