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에서는 김수영의 난해한 시론으로 평가받는 「시여, 침을 뱉어라」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모호성과 관련된 부분들을 파악하고, 그 이유 중 하나인 인용 담론들과의 상호텍스트성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널리 알려진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기반한 해석학에 집중하기보다는 엘리어트의 담론과의 연관 가능성을 추론함으로써, 이 에세이를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맥락 요소로서 활용하고자 하였다.
<br>김수영은 ‘시를 논하는 것과 시를 쓰는 것’의 대립에서 출발하여, ‘내용과 형식’의 구도로 두 담론을 착종시키고 전유한다. 그는 역동적 운동과 생성의 의미를 가진 ‘모험’이라는 개념을 통해 형이상학적 함의와 실천적 함의를 융합하고자 하였고 ‘자유의 이행’에까지 도달하고자 하였다. 자유의 이행을 위해 김수영은 그레이브스를 인용함으로써 자유와 혼란을 허용하지 않는 사회조직과 비주체적인 시민정신을 비판하고, 자신의 에세이 자체를 시적으로 만듦으로써 자유의 발언을 시작한다. 「시여, 침을 뱉어라」에 인용된 그레이브스의 원문의 출처를 확인하였다는 점은 이 연구의 새로운 성과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