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2011년부터 주요 기업들의 탄소배출량을 공시하고 있다. 국내 선행연구에서는 탄소배출량 공시가 기업가치를 낮추는 것을 보고한다. 본 연구는 기업의 탄소배출 공시가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기업의 재무 역량에 따라 차별적으로 나타나는지를 검증한다.
<br>본 연구는 2000~2022 기간 중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2011년 이후의 탄소배출량 공시 여부가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기업의 수익성을 매개로 검증하였다. 실증결과, 탄소배출량 공시는 기업가치를 낮추지만, 기업의 수익성이 높을수록 기업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세부적으로 구분한 구간별 실증에서는 수익성이 상위 5%인 기업군에서만 탄소배출량 공시가 기업가치를 높이고 있다. 이들 실증결과는 ESG 등급점수와는 무관하지만, 환경 관련 변수인 E 등급점수가 높은 경우 그리고 매출액 혹은 탄소세 예상 지급액 대비 현금 보유량이 높은 경우에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br>본 연구의 결과는 탄소배출량의 공시 혹은 탄소세 도입이 수익성 혹은 현금 보유량 등의 재무적 역량이 준비된 경우에는 기업가치에 긍정적이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기업가치를 낮추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정책당국의 제도 도입 과정에서 기업의 여건을 고려한 차별적인 도입이 필요할 수 있음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