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닌의 톨스토이론은 1920-30년대 소비에트 문학논쟁, 즉 프롤레타리아 문학, 동반자 작가, 사회주의 리얼리즘 등 다양한 문학논쟁의 방법론적 출발점으로 여겨졌다. 그만큼 레닌의 관점과 방법론은 당시 소비에트에서 절대적인 지침이었다. 필자는 이 논문에서 소비에트 문학논쟁 중 세계관과 창작방법 논쟁의 핵심적 쟁점과 대립적 입장들이 레닌의 톨스토이론에 대한 해석의 차이에서 유래했다는 사실을 논증하려고 한다. 1930년대 세계관과 창작방법 논쟁에 참여했던 유딘, 로젠탈, 누시노프, 리프쉬쯔, 루카치 등은 레닌의 톨스토이론을 제각기 다른 각도에서 해석했다. 유딘과 누시노프가 세계관 중심주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었다면 로젠탈과 리프쉬쯔, 루카치는 창작방법 중심주의에 가까웠다. 당시 소비에트 문학논쟁의 전체 맥락에서 보면 전자는 예술의 계급적 본질을 강조한 플레하노프의 예술사회학 경향과 연결되어 있다. 이에 반해 후자는 리얼리즘을 반영 이론에 입각해 해석하며, 창작과정에서 세계관보다 리얼리즘의 능동적 역할을 강조했다. 하지만 애초에 세계관과 창작방법이라는 개념은 철학적, 미학적 범주에 가까웠다. 이 논쟁은 문학논쟁이라기보다 철학, 미학논쟁이었고, 관념적인 성향을 벗어날 수 없었다. 이 논쟁이 당시 작가들에게 외면을 당한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