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에서는 신제도주의(비교제도분석)의 관점에서 ‘호송선단방식’ 붕괴 이후 일본 금융당국 정책이념의 변화와 함께, 도시은행-지방은행 간 경쟁구조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기시다의 ‘새로운 자본주의’의 전망에 대한 함의를 제시하고자 하였다. 기시다 내각의 ‘새로운 자본주의’는 급격한 정책 노선의 수정으로 보이지만, 신제도주의의 관점에서 보면, ‘일본형 자본주의’의 변화라는 제도변화의 맥락에서 해석할 필요가 있다. ‘일본형 자본주의’의 특징으로서는 과당경쟁의 방지라는 정책이념을 바탕으로 정부에 의한 시장 개입이 이루어졌으며, 민간시장에서는 경쟁 원리와 더불어 협조 원리가 중요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고이즈미 내각에서는 신자유주의 사상에 기반한 구조개혁을 추진했지만, 그 이후 글로벌 경제위기, 동일본대지진, 코로나19 위기 등을 거치면서, 과당경쟁의 방지라는 정책이념이 재차강화되고 있다. ‘호송선단방식’ 붕괴 이후에도(특히 2010년경부터) 일본의 금융당국(금융청 관료)은 여전히 과당경쟁의 방지라는 정책이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일본의 국내 대출 시장에서 도시은행과 지방은행 간 직접적인 경쟁은 억제되고 있다. 이는 금융당국의 금융규제 및 감독 정책의 영향과 더불어, 과당경쟁의 억제가 도시은행과 지방은행의 사익추구 동기에도 부합하기 때문이다. 기시다 내각이 ‘새로운 자본주의’의 실현을 강조함에 따라, 금융당국은 금융시장의 과당경쟁의 문제(특히 지방은행의 오버뱅킹)를 해소하기 위해 지방은행 간 금융 재편의 강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