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흑인'은 코트디부아르 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베르나르 다디에의 소설이다. 코트디부아르의 독립 직전에 발표된 이 작품은 프랑스와 프랑스어권 흑아프리카의 관계에 대한 작가의 통찰을 담고 있다. 다디에는 파리를 여행하는 등장인물 탕오에 베르탱의 편지를 통해 휴머니즘 사상을 펼쳐 보인다. 인간에 대한 근원적 믿음에 바탕을 둔 그의 휴머니즘은 창작의 방향이자 사회 참여의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br>화자는 식민주의의 관점에서 나아가 프랑스를 그 자체의 역사와 상황에서 바라보면서 한편으로는 인간의 권리와 자유를 위해 싸워 온 프랑스 민중을 발견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돈과 경쟁이 지배하는 삶에 고통 받는 현대 프랑스인을 목격한다. 이러한 그의 경험은 서로의 차이를 부각하기보다 두 나라의 국민들이 모두 행복을 추구하는 같은 인간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br>다디에는 그의 휴머니즘을 통해 『파리의 흑인』을 흑인 문학을 넘어 세계 속 인간의 공존과 현대문명의 문제에 대한 보편적 성찰의 차원에 위치시킨다. 그의 사유는 아프리카와 서구 어느 한 쪽을 우위에 두지 않으며, 체제와 국경을 뛰어넘어 인간을 차별하고 억압하는 탐욕과 난폭함에 강력하게 저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