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연구(quantitative research)’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점차 ‘질적연구(qualitative research)’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인문·사회과학 분야에서 활발한데, 그중에서도 질적연구의 이론적 토대와 방법적 기초를 ‘현상학(phenomenology)’에서 찾으려는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이에 발맞추어 ‘현상학적 질적연구’에 관해 중요한 논의가 많이 이루어져 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현상학적 질적연구’의 개념은 좀 더 해명이 필요한 것처럼 보인다. 대체로 ‘질’은 ‘주관적 체험’ 정도로 이해되고 있는데, 필자는 메를로-퐁티(M. Merleau-Ponty)의 현상학을 통해 ‘현상학적 질적연구’의 개념이 좀 더 분명해지면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본고는 『행동의 구조』에서 제시된 메를로-퐁티의 현상학을 통해 ‘현상학적 질적연구’ 개념의 정립에 기여하려는 데에 있다. 이 과정에서 메를로-퐁티의 ‘배경 위의 꼴’로서의 ‘게슈탈트’가 후설 현상학의 ‘구성적 층 이론’과 조화될 수 있음을 보임으로써, 질적 연구가 체험을 다룰 때에 의지할 수 있는 연구의 착안점과 기본틀을 제안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