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에서는 상해임시정부 시절 춘원 이광수가 『신한청년』과 상해판 『독립신문』에 발표한 시가를 대상으로 하여, 3․1운동과 간도 참변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형상화하고 민족적 수난을 애도한 양상을 살펴보았다. 상해라는 특수한 공간은 일제의 검열로부터 자유롭고 민족과 독립에 대한 절대적인 상상이 가능하였기에, 조선의 밖에서 조선의 참상을 기억할 수 있다. 『신한청년』과 상해판 『독립신문』에 수록된 이광수의 시가들은 3․1운동과 간도참변의 참상을 알리고 수난을 애도하는 방식에 있어 다양한 시적 양식을 사용하면서 민족적 주체의 표상을 내세우고 독립 운동과 민족적 단결을 역설하는 발화를 수행하였다. 상해망명시절 그의 다른 시가들에서는 망명 생활의 고달픔과 내적인 고뇌를 엿볼 수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