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18세기 자료인 『이재난고(頤齋亂藁)』에 산재해 있는 한글 표기 지명(320여개)을 대상으로 하여 한글 표기 지명의 성격과 유형, 형태론적 구성, 음운론적 특성, 특이 어휘 등을 살펴보는 것이다. 본고에서 논의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이재난고』의 지명 자료가 정리된 기존의 자료집의 오류를 부분적으로 수정하였다. 둘째, 한글로 표기된 지명을 정리·분류하였다. 이를 위해 한자 표기 지명과 이에 대한 한글 표기 지명의 대조를 통해 음독 표기와 훈독 표기를 분류하였다. 셋째, 한글 지명 표기의 형태론적 구성을 파악한 뒤, 이를 바탕으로 기본부와 일반명사의 한글 표기에 나타난 고유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넷째, 위의 형태론적 논의를 통해 형태소 결합에서 나타나는 음운현상을 포함하여 근대국어의 음운론적 특징을 관찰하였다.
<br>본고의 논의를 통해 다음의 세 가지 소득이 있었다. 첫째, 본고를 통해 「화음방언자의해(華音方言字義解)」와 「자모변(字母辯)」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이재난고』에 대한 국어학적 연구가 지명에 대한 연구로 확대되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둘째, 지명 연구는 『三國史記(地理志)』의 지명에 대한 연구와 현대의 지명에 대한 연구, 그리고 근대국어의 지도 등에 나타나는 지명에 대한 연구가 대종(大宗)을 이루어 왔는데, 근대국어 지명 자료의 제시를 통한 지명의 연속성을 확인하는 본고의 논의는 한국 지명학에 이바지하는 바 있을 것이다. 셋째, 한글 주음 지명의 형태론적 분석을 통해 한자의 새김(釋, 訓) 연구에 이바지하는 바 있을 것인데, 이는 본고에서 미지의 것으로 남겨 두었던 자료에 대한 앞으로의 연구를 통해 더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