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경제협력의 분야는 종래 무역, 투자 등 실물경제 분야에 집중되어 왔지만, 한국 외환위기를 계기로 하여, 금융협력이 중요한 협력의 분야로 인식되었다. 외환위기를 계기로 형성된 한일 금융협력관계는 그 이후 CMI 체제와 같은 역내 금융협력의 형성을 촉진하는 요인이 되었다. 위기 시의 역내 금융안전망인 CMI 체제는 그 이후 CMIM 체제로 발전하는 등 제도화가 진행되고 있다. 한편, 종래 역내 금융협력체제의 형성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 한일 양자금융협력체제는 2012년경부터 정체되고 있다.
<br>한일 양자금융협력체제의 지연은 한일간의 정치적 갈등에 기인하는 것으로, 한일 간에 정경분리원칙이 훼손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단 구조적으로 보면, 이미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한일 양국은 상대국을 협력보다는 경쟁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졌으며, 이는 한일금융협력의 필요성을 저하시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중국이 주도하는 금융질서에 대한 한국의 협력은 잠재적으로 한일갈등의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동아시아 금융질서에서 중국의 존재감이 커지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한국 입장에서는 중일이 상호 경쟁을 하면서도 상호간에 협조해나갈 수 있도록 중재하는 노력을 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