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25일, 파리 14구 덩페로슈로 광장에 파리 해방 박물관이새롭게 개관했다. 4년 간 2천만 유로를 들여 파리 몽파르나스역 한쪽에다소 옹색하게 자리하고 있던 세 곳의 박물관을 합치면서 하나의 새로운이름을 내세우지 않고 기존의 명칭을 그대로 살렸다. 새로운 박물관의 입지로 선택된 곳은 1944년 실제 레지스탕스 조직이 사용하던 비밀 벙커로, 2차 대전 시기 히틀러의 나치 독일에 점령되고 그에 맞서 싸운 파리의 현대사를 자유프랑스군의 르클레르 장군과 레지스탕스의 리더 장 물랭의삶을 중심으로 살펴볼 수 있게 구성해놓고 있다. 새로 개관한 파리 해방박물관은 장소성을 강조한 가상현실 체험 콘텐츠를 비롯, 여러 인물의 이야기를 모듈형으로 스토리텔링하여 전시를 구성함으로써 유연하고 개방적인 전쟁 서사를 선보인다. 디지털 전시 기술이 날로 발전하고 있는 오늘날, 적합한 기술을 적용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관람객과 전시콘텐츠 사이의 거리를 줄이고 관람객의 참여를 확대하는 것이다. 파리 해방 박물관의 디지털 스토리텔링 기반 전시는 공감과 몰입을 이끌어내고, 나아가 과거의 전쟁을 동시대적 감각으로 동기화하여 확장된 담론을 공유하게 한다.